슬픔은 우리들을 갈아 뭉개는 동안에 자신 쪽에서도 갈려 없어져 간다. 각기 사람들은 어느 한도 밖에는 괴로워할 수가 없다. 그 한도에 달하면 죽음에 의해서거나 무감정에 의해서거나 구원된다. 이것은 자연이 가진 적응력의 하나이다. 타인의 슬픔은 우리들의 슬픔을 새로이하고 소생시킨다. 그러나 타인이 잠들면 이쪽에서도, 마지막엔 아이가 짜증을 내다가 잠들 듯이 꾸벅꾸벅 존다. 말하자면 이런 것이 감정의 치료법이리라. 너무 오래 끄는 극도의 고뇌를 품어 가지 못하는 것, 비애에 대하여 결말이 석연치 않을 만큼 둔감해지는 것, 그런 것을 힐끗 보고 나는 막연한 일종의 연민을 느꼈다. 아미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