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명언

자살하는 사람들만 삶을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극진히 사랑하는 사람들 가운데서도 자살이나 자연사(自然死)보다 더 비참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어느 정도 삶을 사랑하고 삶의 기쁨을 아는 사람들, 말하자면 보기에 비교적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에게 많다. 그들의 삶은 그 터전을 욕심과 비인격적인 피조물 안에 두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삶을 가리켜 신약성서에서는 '둘째 사망'이라는 무서운 말로 표현하였다. 곧 이런 삶은 향락, 권력, 돈 등의 연막탄으로 삶의 참 현실성을 가리우고, 이웃도 사랑도 하느님도 다 상실해 버린 거짓삶을 의미한다. 죽음의 비극은 모든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끊어지고 외계와의 관계가 단절되는데 있다. 그러나 이 둘째 사망은 죽어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갈라지는 것이 아니라, 살았으면서도 형제들과 담을 쌓고 그들에게 상처를 주는 삶이요, 외계와의 절연이기 전에 존재의 근거와의 절연이며, 시간이 그치기 전에 영원과의 절연이기 때문에 훨씬 더 비극적이다.
강원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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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tuna fortibus fovet